구리 가격 상승,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위한 ‘막대한 수요’ 기인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 6.3GW 확대…17만톤 이상 구리 수요
구리 수요 폭발적 증가 예상…장기공급 계약‧선제적 재고 확보 검토
사상 최고가 경신하는 구리, 실물 경제의 경고등
현재 구리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은 장중 톤당 1만 140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 8750달러 수준에서 30%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설상가상으로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재고량마저 위험 수위까지 낮아지고 있어서 작은 충격에도 가격이 요동칠 수 있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일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는 톤당 1만 2041달러로 런던금속거래소보다 더 높게 거래됐다.
이러한 가격 변동은 우리 실물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구리 수요의 95% 이상이 산업용이기 때문이다. 건설, 인프라, 제조, 수송 등 전 산업의 원가 부담은 즉각적인 제조업 생산 비용 증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결국 통화 정책까지 흔들게 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재고량마저 위험 수위까지 낮아지고 있어서 작은 충격에도 가격이 요동칠 수 있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일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는 톤당 1만 2041달러로 런던금속거래소보다 더 높게 거래됐다.
이러한 가격 변동은 우리 실물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구리 수요의 95% 이상이 산업용이기 때문이다. 건설, 인프라, 제조, 수송 등 전 산업의 원가 부담은 즉각적인 제조업 생산 비용 증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결국 통화 정책까지 흔들게 될 것이다.
AI 열풍의 숨은 주인공: 데이터센터가 집어삼키는 구리
최근 구리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 요인은 구조적 수요의 폭증이다. 태양광‧풍력 발전은 화석연료 발전보다 같은 전력을 생산하는 데 4~6배 더 많은 구리가 필요로 하며, 전기차 역시 내연기관차 대비 구리 소모량이 약 3~4배 더 많다. 내연기관차에 약 20kg의 구리가 필요하다면 전기차에는 약 80kg 이상 들어간다. 다만, 이런 변화는 오래전부터 예견돼 온 흐름이었다.
지금 구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은 AI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구리 수요다. 우리는 흔히 AI를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이라는 무형의 존재로 생각하지만, 그 AI가 작동하기 위한 물리적 기반은 거대한 구리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하므로 전력 소모가 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배선과 냉각 장치에 막대한 양의 구리가 투입된다. 또한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4~6배 높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구조적으로 더 굵고, 더 많은 구리 전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 데이터센터는 1MW당 약 1.1톤의 구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카고에 짓는 데이터센터 하나에만 2177톤의 구리가 들어갔다. 이는 27톤의 자유의 여신상 80개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지금 구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은 AI 데이터센터의 구축‧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구리 수요다. 우리는 흔히 AI를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이라는 무형의 존재로 생각하지만, 그 AI가 작동하기 위한 물리적 기반은 거대한 구리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하므로 전력 소모가 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한 배선과 냉각 장치에 막대한 양의 구리가 투입된다. 또한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4~6배 높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구조적으로 더 굵고, 더 많은 구리 전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 데이터센터는 1MW당 약 1.1톤의 구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카고에 짓는 데이터센터 하나에만 2177톤의 구리가 들어갔다. 이는 27톤의 자유의 여신상 80개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사진: AI 데이터센터 내 구리의 역할.
더 심각한 문제는 ‘전력망(Grid)’이다. 미국과 유럽은 50년 이상 된 노후 전력망이 많아,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부하를 감당할 수 없다. 결국 전선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태양광‧풍력 등 발전소를 새롭게 건설할 경우,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잇는 긴 송전선로에 막대한 양의 구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AI 데이터센터와 송전망 구축 수요까지 합치면, 2030년까지 전세계 구리 수요는 연간 100만톤가량 추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구리 수요는 약 2600만톤 정도로 추산된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연간 100만톤, 약 3.7% 증가가 대수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자재 시장의 특성상 이 100만톤은 시장 균형을 무너뜨릴 만큼 큰 규모다. 원자재 가격은 전체 수요가 아니라, ‘남느냐 모자라냐’를 결정하는 마지막 수요의 변화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구리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거의 팽팽히 맞서 있으며, 여유 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컵에 물이 가득 찬 상태에서, 한 컵 더 붓는 순간 물이 넘쳐버리듯,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100만톤의 추가 수요는 바로 이 ‘넘치는 물’ 역할을 하게 된다.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규모 수요가 등장하면, 제한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즉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AI 데이터센터와 송전망 구축 수요까지 합치면, 2030년까지 전세계 구리 수요는 연간 100만톤가량 추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구리 수요는 약 2600만톤 정도로 추산된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연간 100만톤, 약 3.7% 증가가 대수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자재 시장의 특성상 이 100만톤은 시장 균형을 무너뜨릴 만큼 큰 규모다. 원자재 가격은 전체 수요가 아니라, ‘남느냐 모자라냐’를 결정하는 마지막 수요의 변화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구리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거의 팽팽히 맞서 있으며, 여유 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컵에 물이 가득 찬 상태에서, 한 컵 더 붓는 순간 물이 넘쳐버리듯,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100만톤의 추가 수요는 바로 이 ‘넘치는 물’ 역할을 하게 된다.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규모 수요가 등장하면, 제한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즉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멈춰버린 광산들: 수요는 뛰는데 공급은 ‘병목 현상’
두 번째는 요인은 공급 부족 심화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공급은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막대한 생산량을 자랑했던 대형 광산들의 잇따른 조업 중단이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구리 공급의 약 1.5%, 연간 35만톤 이상을 담당하던 코브레 파나마 광산이 환경 파괴 논란과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인해 2023년말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시장에서는 ‘설마 닫겠어?’라고 했던 물량이 하루 아침에 증발해 버려 큰 충격을 줬다. 호주의 마운트 아이자 광산은 장기 채굴로 광석 함량이 크게 낮아지면서, 채굴 비용 부담과 광맥 고갈로 지하 광산과 처리 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칠레의 주요 광산들도 지표면 매장량이 고갈되며 지하 채굴로 전환하고 있으나, 기술적 난이도와 지연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세계 2위 규모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 역시 운영 차질이 반복되며 향후 공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공급원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이다. 지금 투자를 시작하더라도 탐사부터 상업 생산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공급 부족은 10여년 전 투자 부족의 결과이며, 단기적 해소도 어렵다. 이처럼 구리 광산은 ‘채굴 효율은 떨어지는데 비용은 오르고, 새 광산은 막혀 있는 삼중고’에 빠져 있다. 이는 구리 가격이 일시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핵심 근거가 된다.
거시 경제의 변수: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부채질
세 번째 요인은 미국 연준(Fed)의 금리 정책 및 달러의 가치다. 이는 구리라는 원자재가 금융 자산으로서 갖는 성격 때문에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시장에서 구리는 달러로 거래된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달러 약세),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이 상승하는 역관계가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어 설비 투자가 늘어난다. 구리는 ‘닥터 코퍼(Dr. Copper)’라 불릴 만큼 경기 선행 지표 역할을 하므로,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공급과 경기 회복 기대감이 구리 가격을 강하게 밀어 올리게 된다.
사진: 총 구리 소비량.
다가오는 ‘슈퍼 사이클’, 숫자가 아닌 ‘실물’을 확보하라
한국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이 약 6.3GW로 확대되며, 이에 따라 자체 설비에만 17만톤 이상의 구리 수요가 예상된다. 여기에 송배전망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의 구리 시장은 2035년까지 연평균 6% 이상 성장해 약 33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제적 공급 부족과 국내외 폭발적 수요가 맞물리면서, 구리 가격은 사실상 ‘슈퍼 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공급 쇼크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구리를 필수 원자재로 사용하는 기업이라면, 지금부터 장기 공급 계약 체결과 선제적 재고 확보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거래처 외에도 제2, 제3의 공급 채널을 미리 구축하고, 가격보다 공급 안정성이 검증된 대형 제련사나 상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금융 상품인 선물 헤지에 의존하기 보다, 창고에 ‘실물 재고’를 쌓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결국, 지금은 숫자가 아닌 실물을 확보해야 할 때다.
